[2011.04.23-24 두얼굴의 지리산]

[2011.04.23-24 두 얼굴의 지리산]


아직도 몸이 뻐근하다.
오른쪽 다리는 무릎이 아프고 왼쪽은 허벅지가 아프다.
오른 무릎이 왼쪽보다 안 좋은 건 알고 있었던 바이고, 왼쪽 무릎이 아프지 않고 허벅지가 아파 다행스럽다.
(허벅지가 아프다는 건 근력이 떨어져서니, 무릎과는 상관없기에... )


토요일 7시 40분에 상계역에서 진우, 영록, 명훈 3명 조우하여 출발.
버스로 3시간 40분 거리로, 자가용으로 가면 그보다는 빨리(11시 도착 예상)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예상과는 달리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지리산 백무동 입구 도착.


지리산 - 확실히 남쪽은 남쪽인가보다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출발지점 백무동 - 계곡이라 올라가는 2Km 가량 졸졸졸-콸콸콸 흐르는 물소리가 너무나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이 코스는 백무동-장터목까지의 5.8Km 구간 중 출발 3Km가 사람 잡는 깔딱 고개다.
출발부터 사람의 진을 완전히 빼 놓는 가파른 고갯길. 사람을 죽여 놓는다.
하지만 역시 봄의 산은 사람을 힘이 나게 한다. 파릇파릇 피어나는 새순과 멀리 보이는 봄의 꽃들로부터 힘을 얻어 다시금 열심히 걷는다.




어느덧 저 멀리 장터목 산장이 보인다. 분명 장터목 산장은 보이는데... 반대쪽 저 멀리에 보이는 봉우리는 분명 천왕봉일텐데....
왜 반대쪽에 장터목이 있는거람.. 사람 잡것네..
여하튼 어느덧 장터목에 도착. 얼은(?) 몸을 녹이려는 듯 20분 넘게 장터목에서 지체한것 같다.
음... 봄기운이 만연한 산에서 언제 우리 몸이 이렇게 얼어버렸지... 산 중턱 이후부터는 봄은 무슨 봄.. 이건 완전 겨울이야..
군데군데 보이는 얼음과, 흩날리는 눈발. 매서울 겨울바람..
지난 3월 말 설악산-울산바위 때 겨울 장갑 속에 가득 찬 땀으로 인해 불편했던 기억에 손가락 장갑을 끼고 올라 갔었는데. 이런 젠장..
손가락이 떨어질 것 같다.. 이 봄에 이렇게 추운데.. 한겨울에는 도대체 얼마나 추울지... ...

어디가 산장일까?





잠시 지체 후 언 몸을 이끌고 다시 천왕봉으로... 매서운 칼바람이 우리를 맞는다.
산 능선의 왼쪽은 겨울이고, 오른쪽은 봄이다.(사진으로는 반대) 바람이 있고 없고가 이렇게 다름을 보여준다. 신기한 자연
날라 갈 것만 같은 같은 바람과 한참을 싸운 후 드디어 천왕봉 도착
(진짜 날라갔음. 아직도 무릎과 팔꿈치가 아프다.. 진짜 바람에 날려서 넘어짐.. 흠.)


여기가.. 드디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구름과 바라보는 곳마다 다른 날씨와 환경.. 자연의 힘이 대단하다.



좀 더 오래 정상을 맛보고 싶었지만, 산장 소등 시간이 있어(8시소등), 빠른 걸음으로 로터리 산장으로 하산...


내려오는 길에 만난 청왕샘(약 해발 1800M쯤..), 남강의 발원지라고 한다. 너무 맑고 시원하고 맛있는 물맛에 취해 버릴것 같다.
(가뭄 때는 말라버리니, 식수로 생각하다가는 큰일날 수 있다고 함)

19시 10분경 드디어 로터리 산장에 도착했다.
가파른 산세를 체험하고 로터리까지 내려오다 보니, 아직 잠자리에 들기도 전에 다음날 새벽 산에 오를 걱정이 앞선다.
이 600M밖에 안 되는(?, 거리가 아니라 높이) 급경사... 모르겠다.. 아침에 생각하자..


우리는 소수와 함께 드디어 삼겹살을 먹었다. 삼겹살....
옛날부터 산에서 삼겹살 꼭 구워 먹고 싶었다. 컵라면 먹고 있을 때, 옆에서는 다들 삼겹살을 먹더라. 난 라면인데..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다만 삼겹살이 기름이 너무 많아... 튀김이 되어 버려 좀... 좀.. 그시기 했다만.. .여하튼 좋았다.



산장의 밤은 일찍 시작된다. 산이라서 빨리 어두운 것도 있지만, 다음날 새벽 해돋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을 위함인지, 8시만되면 소등을 한다.
다행이 취사장은 8시 30분까지는 불을 밝혀줘 나름 여유있는 식사를 마치고 주위 사람이 챙겨준 커피도 한잔하고, 짐도 정리하고 9시쯤 침상에 누웠다.
술에 취해 주정하는 인간 하나,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소곤소곤 떠드는 사람, 12시, 1시에 벌써부터 가방 챙기는 사람등등으로 인해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3시 30분에 일어나 산행 준비, 4시에 산장을 떠났다.

[누굴까요 (드레그) ==> 김진우 사진]

전날 천왕봉을 찍고 내려온 저질 몸뚱아리를 이끌고 오른 로터리-천왕봉 코스.. 1시간 30분을 예상했지만, 무거워진 다리를 질질 끌며 겨우겨우 2시간만에 천왕봉 도착.
하지만, 이미 해는 떠버렸다.
올라가는 길에 천왕샘 근처에서 저 멀리 구름 틈에서 떠오른 4월 24일의 태양.
멀리서 나무에 가려 듬성듬성 보이는 해지만, 그 장관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음이라...
다들 꼭. 꼭.. 한번은 지리산의 해돋이에 도전해 보시라...





다시 장터목에 도착하여 아침으로 끓여 먹은 라면..
전 날 남은 햇반 하나와 참치 캔 한 개, 수프를 아직 끓지도 않은 물에 투하... 여전히 끓지 않은 물에 라면 투하.
대충 대충 끓인 라면이지만......
정말 라면은... 맛있다.






장터목 - 백무동까지의 하산. 이미 다리는 지쳤다. 등산시간이나 하산시간이 똑 같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리는 지쳤지만, 오를 때처럼 힘이 들지는 않다. 오를 때처럼 땀이 나지 않다.
시원한 산 바람도 느끼고, 새소리도 듣고, 나무의 속삼임도 듣고, 계속의 물소리도 듣고. 너무나 좋다. 너무나 좋다.




둘레길 19Km 가 아닌 산길 19Km를 걸어보니 이 몸뚱아리가 얼마나 저질인지. 새삼 느껴진다.
12년전 로터리산장에서 천왕봉을 1시간만에 올랐다. 지금은 2시간.
12년전의 잔잔한 숨소리는 어디가고 가픈 숨넘어가는 소리가...
몸무게가 20Kg 늘었고, 그때 없더 5Kg정도의 배낭이 늘었다.
배낭은 줄일 수 없지만, 이 몸에 붙은 살덩어리라도 조금씩 줄여야지. 이 살덩어리가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의 가장 큰 차이이리라.
이 살덩어리를 줄이기 위해 올해서 자주 자주 산에 가련다.


+ 코스
- 백무동(해발600M, 13시출발) - 장터목(1650M, 16시20분도착, 16시50분출발) - 천왕봉(1915M, 17시 40분, 18시출발)-로터리(1330M, 19시도착)-취침(9시쯤 잠자리에 들었지만, 쉬~ 잠이 들지 못함) - 로터리(04시출발) - 천왕봉(06시도착) - 장터목(07시20분도착) - 백무동(11시30분도착)

+ 거리 : 19Km
- 백무동-장터목 : 5.8Km X 2 = 11.6Km, 장터목 - 천왕봉 : 1.7Km X 2 = 3.4Km, 천왕봉 - 로터리 : 2Km X 2 = 4Km
- 참고로 노고단-벽소령-장터목-천왕봉(25.5Km)-중산리(31Km)

+ 로터리 산장
- 보통 산장은 발전기로 전기를 쓴다. 그런데 여기는 좀 다른 듯 하다. 법계사 옆이라 전기가 공급되는 것인지.
화장실 불도 늦게까지 켜져 있었고, 밤새 따뜻하게 난방이 되더라. 더워서 누군가가 창문을 열어 놓고 잘 정도로.


+ 카메라를 꼭 챙겨 가야겠다.
- 언 손으로 전화기의 셔터는 누르기도 어다
- 사진이 멋진게 없다. 조금만 역광이 들면 사람 얼굴이 얼어진다. 조금만 떨리면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다.
- 꼭 사진기를 따로 챙겨 가야겠다.

+ 교통

- 차가 많이 막히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100Km 이상의 속도가 안 나는 구간이 많다보니 예상보다 많이 늦어 버렸다.
그리고 기름값도 약 10만원 가량이면, 이후에는 3-4명이면 버스를 이용해야 겠다.
서울 올라 올때 막걸리 한 사발씩 들이키고 푹 자면서 올라 와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






+ 잘 나온 사진이 그다지 없다면.. 그래도 전체 사진 한번 봐 보려고 아래 링크로...

http://blood.egloos.com/photo/42527
http://blood.egloos.com/photo/4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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